"우리 어디 갑수과?"
....
"우리 산에 감수과? 바당에 감수과?"
"바당"(아주 작은 음성으로 입술을 움직이시며)
같이 동행한 장광수 선생님과 함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를 함께 불러 드렸습니다. 작은 음성조차 없는 미세한 입술의 움직임이었지만 부영봉님도 저희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계셨습니다.
보목 해안도로로 가기 전에 칼호텔에 들러 분수대 앞에서 사진도 찍어 보시고... (교사가 지패드를 드리고 화면을 누르실 수 있도록 지원 해 드렸습니다. )
해안도로 드라이브 중에 발견한 유채꽃을 보고 한송이 꺾어드렸습니다.
"이 꽃 이름 뭔지 아세요?"
"000"
입술은 움직이나 음성은 없었습니다.
"예?"
"유채꽃"
굉장히 반가운 음성이었습니다. 부영봉님께서 유채꽃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렇게 우린 그날 함께 사진찍기 놀이를 했습니다. 던킨도너츠에 가서 직접 음료도 고르시고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는데 아쉽게도 날씨가 추워 바깥 산책은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드라이브하면서 장광수선생님의 유머 섞인 이야기를 들으며 수시로 부영봉님께 말을 걸며... 음성은 없으셨지만 입술이 움직이는 걸로 봐서는 부영봉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작년 여름경에 부영봉님과 개인별서비스로 같은 장소를 다녀 왔습니다. 그때는 "다방", "아주망"이라는 말로 저를 많이 웃게 하셨고 목발을 짚고 다니셨는데... 이번엔 온전히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모습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더 자주 말을 걸고 더 자주 웃어 드리고, 더 자주 손을 잡아 드리고... '더', '자주'라는 말을 하게 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