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세화국민학교 아니쥬게"
"응 여기 세화 중학교 맞아"
"상도리 집 어딘지 아시겠어요?"
"알 쥬게. 여기서 쭉 가당 왼쪽으로 갑서"
허성환 교사는 김성필님 고향인 상도리로 이동하는 내내 김성필님과 대화를 하셨습니다. 원에선 과묵한 모습만 보이다가 '이 선생님이 이렇게 말이 많았나'싶을 정도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김성필님은 과거에 개인 택시 운전도 했다고 하네요. 차 번호 8824번. 번호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상도리 입구에 들어서자 아저씨가 사시던 집으로 안내를 하셨습니다.
"이건 누게네 집인고? 여긴 밭이어신디"
"여긴 누구네 집이꽈?"
"여긴 봉심이네, 여기는 정대진이네, 여긴 두환이네...여긴 교장선생님네"....
"성필이 아저씨네 집은 어디?"
"저쪽으로 쭉 가민... 여기"
커다란 대문이 있고 마당에는 suv차가 주차되어 있는 리모델링 한 집이 성필이 아저씨 고향집이었습니다.
"누게가 살암신고? 팔아비신가?"
대문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왔습니다.
"우리집 세커리 이서신디. 초가집이 어서져신게"
"성필이 아저씨는 부자였구나예"
"부자랐주게"..."저기 가민 성순이 누나네 집인디"
"진짜 누나꽈?"
"나 우이 누나"
"그민 가 보게 마씸"
청기와가 놓여진 집 대문을 두드리며 "계세요?"를 몇번이나 말했지만 집 안에는 아무도 없는지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그날 성필이 아저씨는 상도리 고향집을 방문하시고 옛날을 떠올리셨고 저희도 아저씨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씩 알게 되었습니다. 아저씨는 옛날 당신이 사시던 집을 보시면서 무엇을 생각하셨을까요? 혹시 오순도순 초가집에서 엄마 아부지랑 형들이랑 누나랑 양푼에다 서로 많이 먹겠다고 다투며 먹던 식사 시간을... 초가을 자치기 하다가 해가 저무는 지 모르고 놀다가 어머니의 " 성필아 밥 먹으라"는 소리에 그때서야 집에 가던 기억들... 그 기억들을 떠올리셨던건 아닐까 저 혼자 생각해 봤습니다.
동영상을 찍고 올걸 잘못 했나 보네요. 귀원하는 차에서
"성필이 형 우리 어디 갔다 와수과"라는 허쌤의 물음에 성필이 아저씨는 "몰라. 우리 어디 갔다 와수과?"라고 되물으시네요 ^^
이렇땐 동영상 자료를 확보해 둬야 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