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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3-17 14:04
개인별지원서비스- 동산 이발소를 찾아서(김성필님)
 글쓴이 : 언어치료사
조회 : 1,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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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필이형 외갓집 어디신지 알아?"

"알쥬게. 성산에서 들어가민 첫 지비"

"게민 가쿠과?"

"가보게"

이렇게 시작된 성필이 아저씨 외갓집 찾기는 너무 많이 변해버린 마을모습으로 '찾을 수 없음'으로 결론이 나게 됩니다.

수산 마을 안길을 돌기를 몇 바퀴~~ 

그럼 과감하게 PASS ~~

"형 동남 동산이발소랜 헤수괘?"

"예. 새마을 금고 이신디..."

"게민 가보게예"

차를 돌려 동남으로 틀었습니다. 교차로에서...

"어느 길로 가야 될꺼꽈?"

"저 짝으로 갑서"

동남 초등학교 앞으로 나 있는 길로 쭉 갔습니다.

"아니쥬게. 오일장 가기 전이라"

"그민 다시 돌아갈꺼꽈?"

"돌앙 갑써. 새마을 금고 이신디라"

이렇게 동남 새마을 금고를 찾아 또 나섭니다.

"저기 새마을 금고 이신게"

"어디? 근디 동산 이발소는 없네이"

"차에서 내령 찾아 보카?"

차에서 내려 아저씨가 지목했던 새마을 금고 옆 건물을 찾았습니다.  간판에는 "성산고추"라고 적혀 있는 방앗간이 그곳이었습니다.

"혹시 여기 동산 이발소라고 있었나요?"

"이 건물 옆에 한 30년쯤에 있었댄 하든데요..나도 시집왕 살안 옛날에 우리 시어무니네 집 어디랜 허는거 닮든데. 약국 약사님이 잘아아 마씸"

"약사님 이분들이 동산이발소 찾암신디 어딘줄 알아지쿠과?"

"동산이발소? 혼 30년 쯤 전에 이서신디... 거기게 아주망네 가게 터에 옛날에 돌집으로 행 이서쭈게"

약사님과 성산고추 방앗간 사장님의 대화입니다.

"약사님 이 아저씨 알아지쿠과?"

"게메~ 잘 모르큰디. 나도 저짝에서 있땅 여기 와시난"

성필이 아저씨를 알아보시는 분은 안 계셨지만 분명한건 새마을금고 옆 건물에 성필이 아저씨의 일터였던 동산이발소는 존재 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지금은 많은 변화로 전혀 알아 볼 수 없는 콘크리트건물만이 들어선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필이 아저씨는 그 건물들 사이에서 예전 돌집이었던 동산이발소를 기억하고 그리셨다는 겁니다.

"성필이 형 동산이발소 이서수과?"

"이십디다"

" ㅎㅎ 성필이 형 노미 머리 잘라 지쿠과?"

"잘라 지주게"

"그민 가위 호나 사카? 다른 사람 머리 잘라 주게"

"사 줍서게"

"성필이 형 당구 잘 친댄 업디게? 난 70 치는디 형은 몇 칩니꽈?"

"에이 난 경 못칩니다"

"경 못치민 몇? 100 칩니꽈?"

"ㅎㅎ 아니마씸. 30칩니다게"

"성필이 형 우리 다음에랑 당구장 가보카?"

"가보게마씸 ㅎㅎ"

 이날 허쌤은 어렸을 때 개구리 잡아 먹었던 이야기를 했고 성필이 아저씨는 "어떵?", "에이~", "난 안 먹어봐수돠"라는 말로답을 했더랬습니다.

"형넨 부자란 먹을거 하난게.  집도 세채나 이섯댄 허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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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남자의 대화는 맛있게 이어지고 있었지요.